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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십승지 성주 가야산 만수동을 찾아서
만수동 표지석과‘見指忘月’
성주 출향인 김재성
경서신문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04일(월) 23:05
ⓒ 경서신문
오랜 역사를 가진 성주의 성산고분군과 독용산성이 오랜 세월을 말없이 성주인들이 잘 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 보고 있을 것이다. 마치 먼 타지에 있는 자식들이 잘 살고 있는지 그리고 잘 살고 있기를 바라는 부모님 마음처럼….

물 맑고 공기 좋고 곡식이 풍부하니 인심도 넉넉했을 성주에도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한 피해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1592년 4월 왜병은 수많은 함선을 이끌고 부산에 상륙한다. 세계는 신문물을 개발 도입하여 부국강병을 이루고 있는 와중에 몇 안 되는 관직을 독식하기 위하여 무리를 지어 정쟁에 목숨을 걸고, 백성들의 하루하루 삶의 고단함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20여일 안 되어 한양은 왜병들이 함락되고, 타오르는 경복궁의 방화 불길이 무능한 왕조의 현실을 보여 주었다.

그 며칠 전 성주에서도 성주성이 함락되어 화염에 휩싸이고,그 불길이 수 십리 밖에서도 보았다고 용사일기의 성주도씨 도세순은 기록하고 있다. 또 왜병 침입으로 겪는 엄청난 참상이 안 보아도 비디오처럼 보여진다.

집 안의 중요 재화는 약탈당하고 굶주림, 신체 훼손, 마지막으로 목숨까지도 위태로워 진다. 뜻밖의 왜병 침입은 일상의 평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목숨 보존할 수 있는 곳으로 피난을 가야 한다. 피난길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그리하여 우리 조상들은 등짐 봇짐을 지고 적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험준한 산으로 피난을 간다. 그 한 무리는 중산리 앞산을 넘어 20여리 가다가 독용산성을 발견한다.

역사가 기록되기 전에도 안전한 삶을 위해 지어졌을 산성의 도움 받는다. 그리고 또 다른 무리는 가야산을 향해 간다. 지금이야 포장도로에 자동차로 20여분 가면 도착하는 아전촌, 사부랭이, 독산, 갈곡 들리미이지만 그 당시는 없는 길 만들면서 하루 종일 가야했을 것이다.

무릉도원을 찾아 간 곳은 물론 아니고 목숨 부지하기 위해 찾아갔던 그 곳은 사시사철 계곡에 물이 마르지 않고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곡식 생산이 가능한 땅도 있었다.

그 곳에 마을 짓고 살아가니 한 집, 두 집 늘어 살 만한 정착지가 되어 오늘날까지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사회는 전쟁에 의한 충격으로 몸보신하며 살 수 있는 곳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익명의 사상가는 조선 십승지를 열창한다.

아울러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새로운 왕조가 출현하기도 예언하니, 세상의 인심은 막연하게나마 저마다의 무릉도원을 그리며 살기도 하고 그 무릉도원을 찾아 떠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가야산 품속의 여러 마을들은 “사람이 살기 좋아 오래 산다”는 ‘萬壽洞’이라 이름짓고 마을 뒷 언덕에는 큰 바위에 그 만수동을 알릴려고 조각을 해 놓는다.

만수동 표지석은 그 날 이후 묵묵히 가야산 자락에 자리잡고 마을을 내려다 본다.

가야산 신령이 내 품속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보듬는 것을 지켜보면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

세월은 흐르고 산천도 변하고, 새로운 문명이 도래되니 그 문명을 따라 하나 둘 만수동을 떠나니 곡식을 내주었던 전답은 황무지가 되어 이름 모를 나무들이 차지하고, 사람들이 살던 그 곳은 노루 토끼들이 자리잡고 풀을 뜯는다.

그래도 만수동 표지석은 떠나간 인간들을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그 곳에서 살았던 이야기며 추억을 땔감하러 가면서 할아버지께서는 손자에게 만수동 사연을 이야기해 주며 살아간다. 그 손자의 기억에 만수동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었다는데 그 기억도 가물가물해 진다.

세간의 사람들이 ‘십승지’라고 하며 열을 올리며 자랑을 하여도 말없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곰시 마수리를 보았을 것이다.

영리에 빠른 사람들은 “星州 伽倻山南有寄洞 (一作 萬壽洞) 周回二百里 可以得保保身有東北”라고 적혀 있던 정감록에 “不可”라는 글자를 추가시킨다.

즉, 성주 가야산 남쪽에 ‘만수동’이라는 기이한 동네가 있다. 주변 이백리는 가히 되고 몸 보신이 가능하며 동북지역은 아니다.

언어는 발생부터 없는 사실에 대한 단어가 없는 것이 통례이다. 물론 예외로‘없다’라는 개념의 단어로 ‘無’를 만들어 냈다. 이마저도 서양문명에서는 ‘is not’으로 어쩌면 ‘없다’라는 의미도 보다는 ‘아니다’로 동양문명의 ‘없다’와는 포함하는 뉘앙스가 좀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가야산 주변 이백리를 가 본다. 만수동 표지석은 ‘見指忘月’이라고 하는 듯 하다.

마수리 법전리 뒷산이 만수동인데 “나를 찾지 못하면 만수동이 아닌 것이 된다?” 이 말이냐. 만수동은 표지석이 있으나, 없으나 만수동인 것이니라.

그렇다. ‘PIMB (Please In My Backyark)’라고 좋은 것은 내 주머니로…. 그래서 만수동도 정처없이 세상을 떠돈다. 만수동이란 동명은 여러 곳에 있다. 물론 맞다. 지리산에도 인천에도 만수동이 있다. 전국을 다니다보면 똑 같은 지명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화순, 남원의 명칭은 제주에도 있고, 그 외에도 수없이 많다.

그래서 이백리 길을 찾아간다. 아전촌, 금바우, 독산, 사부랭이, 금봉동, 독용산성, 수륜 백운동, 사가정 계곡을 다니면 가야산 능선길(백운동 탐방대에서 들리미까지 9km)을 포함하지 않아도 사람 다니는 길 기준으로 200리가 측정된다.

반면 합천은 초막동, 마장동(해인사를 지나 거창 경계의 마을로 민가가 별로 없고 예전에는 마을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 됨)과 해인사를 제외하면 50리도 되지 않는다.

가야산 십승지 마을이라면 가야산을 근거리에 있어야할 것인데 성주는 수륜 백운리, 신파리 봉양리, 동원리, 마수리, 용사리, 신계리 등 가야산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지만 합천은 가야산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마을 합쳐도 200리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거리이다.

우리 성주인들은 만수동 표지석이 ‘見指忘月’이라 꾸짖음을 되새겨야 한다.

최근에 이런 명확한 증거가 나와도 “십승지 만수동이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합천과 성주 길을 가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이쁘고 잘생긴 만수동 표지석도 한번씩 방문하면 ‘만수동 표지석’은 돌아온 탕자라 책망하지 않고 따뜻이 맞아줄 것이라 믿는다. ‘見指忘月’이라….
경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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