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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수(自充手)와 승부수(勝負手)
별고을 단상 발행인…이찬우
경서신문 기자 / 입력 : 2016년 08월 31일(수) 15:59
↑↑ "불꺼진 군청사…불켜진 촛불" 김항곤 성주군수가 사드배치 제3부지 검토 요청을 발표한 지난 22일 성주군은 군청을 폐쇄하고, 전기를 차단했다. 하지만 촛불은 더 밝게 빛났다.
ⓒ 경서신문
중당(中唐) 바둑의 명수 왕적신(王積薪)의 위기십결(圍棋十訣)은 바둑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장고 끝에 악수(惡手)”라든가 “자충수(自充手)”도 바둑에서 나온 말이다.

바둑의 십계명은 한마디로 자충수와 대립되는 활로개척의 전략적 기세싸움 지침이다.

‘사드’가 휘몰고 오는 격랑의 파고가 사납고 거세다. 음흉한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긴장과 불안감을 조성시키고 있는 상황 하에서 한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예측 불허의 미로속에 처해 있는 답답하고 긴박한 순간들이다.

더군다나 5만 군민들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도 힘든 상황인데 제3부지라는 카드 하나가 군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사실 한반도를 격랑 속으로 몰고 가는 정부의‘사드배치정책’은 당초부터 충분한 공론화 과정없이 밀실에서 사드배치를 결정하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였다.

발표만 있었고 안전은 인색했다. 민생은 뒷전이고, 결정했으니 믿고 따르라는 불통은 그마저 남아있는 신뢰감을 상실시키기에 충분했다.

성주군민들은 완강히 저항하며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핵심을 찔렀고, 성주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이 주인인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그 물음에 정부는 성주지역내 제3후보지론으로 답했다. 하지만 이게 바로 국가 안보정책이 흔들린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자충수의 결정판이라고 보여진다.

성주군민들도 넘어야 할 험난한 산이 또 하나 있다. 아니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 지도 모른다. 한쪽은 제3의 후보지를 택했다. 다른 한 쪽은 기존 입장인 사드 배치 철회를 고수하고 있다.

성주군민 밀집지 피해라도 막아보자는 현실론과 사드 자체가 배치되면 안 된다는 이상론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성주의 심장은 안되고 팔다리는 괜찮다는 식의 논리도 궤변일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성주 군민의 분열은 사드 추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만 명심하자.

전쟁에서 지휘관을 잘못 만나면 병사가 죽는다. 왕을 잘못 만나면 나라가 망한다. 고구려, 신라, 백제도 한결같이 잘못 만난 왕 탓으로 나라가 망했다. 거기에 간신들이 반드시 한몫을 했다는 것도 염두에 두자.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나 김항곤 성주군수가 내린 결정이 ‘절박함’인지 ‘자신감’인지 알 수 없지만 정부가 당초 성산포대로 찍을 때와 그 과정이 흡사해 뒷맛이 영 개운치만은 않다. 부디 부디 자충수가 아닌 승부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우리는 철이 안 든 사람을 “철딱서니 없다”라고 말한다. 철 안 든 어른들이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철들라고 다그치니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공무원이 촛불문화제를 흔들겠다는 작정아래 전기를 차단하겠다고 수시로 엄포를 놓으면서 그들이 말하는 땟거리도 없는 주민이 원통함에 못 이겨 한 행동을 받아주지 못하고 고소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지난달 15일 국무총리 일행이 성주를 방문했을 시 계란과 물병을 던진 군민들을 경찰이 수사선상에 올리자 그 당시 무엇이라고 했나? 최소한의 항의였다며 과잉진압이라고 비난하지 않았나? 법률자문단까지 선임해 자문까지 받지 않았나?

게다가 성주군민 908명이 삭발하던 날 삭발현장을 찾기보다는 왜관에서 열린 8.15행사에 참석한 지역 국회의원은 “성주에서 사드를 안고 가겠다”고 한다.

국회 정보위 간사이면서도 당초에 막지 못한 것은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마땅히 자신이 책임을 지고 막아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군민들 보다 새누
리당 눈치보기에 급급해서인지 눈을 닦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지역민들이 국비 등을 받아오라고 국회에 보냈지, 사드나 받아 오라고 보낸 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사드가 아닌 성주인들을 안고 갈 것을 엄중히 권한다.

작금에 제3부지론이 어떻게 출현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민초들의 항거가 없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고소가 아니라 생업을 포기하고 성주구하기에 나선 이들에게 상을 줘도 아깝지 않아 보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다같이 힘을 합쳐 사드와의 싸움에서 콜드게임을 만들어 보자. 직구보다 변화구에서 홈런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변화구가 치기는 더 어렵지만, 치기만 한다면 더 많은 회전이 담긴 변화구가 힘을 받고 멀리 날아가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 앞에 ‘사드’라는 변화구가 날아오고 있다. 우리에게 홈런을 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미국으로 날려버리자.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문화제에서 성주군민들은 매일 변함없이 외치고 있다. “촛불만 들고 있으면 이긴다”고.

촛불 수천 개를 촛불 하나로 불을 붙일 수 있다. 불을 나눠준다고 해서 그 촛불의 생명이 짧아지는 것은 아니다. 촛불을 들자. 촛불을 나누자. 촛불만은 지키자.
경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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