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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없는 도의원 선거…‘무투표 당선’이 남긴 과제
국민의힘 4개 선거구 싹쓸이, 탄탄한 조직력 입증했으나 ‘민주주의 실종’ 우려
선거 예산 절감과 원팀 시너지 장점… 유권자 선택권 박탈·검증 부실은 숙제
경서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0일(수) 20:49
ⓒ 경서신문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고령군, 성주군, 칠곡군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경북도의원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다.

후보 등록 마감 결과, 국민의힘 소속 노성환(고령), 도희재(성주), 정한석(칠곡1), 박순범(칠곡2) 후보가 경쟁자 없이 단독 입후보하면서 투표 없이 당선을 일찌감치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이는 정희용 국회의원 중심의 견고한 보수 지지 기반과 탄탄한 조직력을 대내외에 과시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역 정치를 이끌 광역의원 선거가 경쟁 없이 막을 내린 이 이례적인 현상을 두고, 지역 사회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본지는 이번 ‘무투표 당선’이 남긴 명과 암을 짚어보고자 한다.

#강력한 ‘지역구 결속력’= 무투표 당선이 가져오는 가장 확실한 이점은 경제성과 효율성이다. 선거를 치르는 데 드는 막대한 규모의 주민 혈세(선거보전 비용 및 관리 비용)를 절감할 수 있으며, 선거 기간 내내 발생하는 행정력 낭비와 지역 사회의 소모적인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텃밭인 고령·성주·칠곡 도의원 선거구의 전승을 확정 지음으로써 당력을 군수 선거와 기초의원 선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희용 의원을 필두로 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이 굳건한 ‘원팀 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과 도의원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지역숙원 사업이나 예산 확보에서 일사불란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유권자 선택권 박탈, ‘깜깜이 선거’= 반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서 주민들의 주권과 선택권이 원천 차단되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경쟁 후보의 부재는 여당 및 무소속 정치 세력의 인물난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이기도 하지만 일당 독점 형태의 지역 정치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무투표 당선 선거구의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이 전면 금지된다. 벽보 부착이나 선거공보물 발송은 물론 유세차를 타거나 명함을 돌리는 행위조차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자신이 뽑은 도의원이 어떤 공약을 가졌는지, 도정 운영 자질을 갖추었는지 검증할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했다.

"우리 동네 도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임기가 시작된다"는 주민들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쟁이 사라진 무대에서 당선인들이 자칫 나태해지거나 주민보다 '공천권자'인 국회의원의 눈치만 살피는 해바라기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깊다.

#스스로 자질 증명해야= 정희용 국회의원은 이번 결과를 두고 "주민들의 압도적인 신뢰에 감사드리며, 더 무거운 책임감과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무투표 당선은 결코 '독점의 승리'에 도취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주민들의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상으로 당선증을 거머쥔 만큼, 당선인들은 임기 동안 두 배, 세 배의 의정 활동으로 스스로 자질을 증명해 내야 한다.

선거라는 링 위에서 검증의 기회를 잃어버린 성주·고령·칠곡 주민들이 이제 이들의 의정 행보를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감시하고 평가해야 할 책무가 남았다.
 
경쟁 없는 당선이 '지역 발전의 지름길'이 될지, '풀뿌리 민주주의의 후퇴'가 될지는 온전히 당선인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경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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