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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임진왜란…〈2〉 성주성(星州城), 함락 9개월 만에 탈환
경서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11월 13일(수)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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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김 명 호
-전)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지방자치단체 재정 평가위원
-전)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근무 | ⓒ 경서신문 | 〈지난호에 이어….〉 성주 관군들은 왜군을 마주 하기도 전에 사기가 꺾여서 겁을 먹고 산으로 도망쳤고 신분이 낮았던 백성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적극적으로 왜군들의 입성을 환영하며 해방군으로 맞아들이는 한편 저들의 분노는 사족 양반들을 향하였다. 그 원인을 장현광은 자신의 일기 ‘피란록’에서 목사와 판관 그리고 이서(吏胥)들의 횡포 때문이라고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성주목사 이덕열은(축성을 비롯한) 토목공사에 전념했고, 가혹한 부역에 동원시켰다. 이 때문에 전쟁 이전부터도 백성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전쟁이 발발한 상황에서도 그는 여전히 축성 역을 독려하고 있었다. 전쟁 이후에야 토목공사를 중지했는데 성주 백성들은 그를 아주 원망했다.” “무관인 그(판관 고현)는 탐욕을 부리는 데 거리낌이 전혀 없었다. 권세가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극진하게 섬겨 교묘히 명예를 얻는 것에만 힘을 썼다. 그리하여 마침내 판관까지 되었다. 성주 부임 이후 백성들의 고혈을 벗기는 데만 혈안이 되었고 자그마한 이익도 모두 챙겼다. 이로 인해 온 고을 백성들이 모두 집과 전답을 버리고 이웃 고을로 피신했다.”
지방관들이 이렇게 앞장서서 부정을 저지르는 상황에서 이서(吏胥)들도 때를 만났다. 부세 업무가 많아지게 되면, 이들이 활동할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이었다. 군인 차출을 면제받으려는 사람들, 각종 부세 징수나 잡역 동원에서 빠져나가려는 백성들은 경쟁이나 하듯 이들에게 뇌물을 건넸다. 행정 업무가 늘어날수록 이서들의 주머니 사정도 좋아지는 구조였던 셈이다. 부세 징수 명목으로 이서들은 수시로 관내의 마을들을 돌아다녔다. 이들은 징발한 물건들을 담기 위해 ‘망태기’를 둘러매고 다녔다. 이 때문에 성주 백성들은 세금 징수를 위해 마을을 방문하는 차사(差使)들을 ‘망태기를 둘러맨 사람’이라 불렀다. 장현광이 성주 속현인 팔거(오늘날 칠곡)에서 만난 한 노인은 왜군들 치하에 들어간 뒤에는 “‘망태기를 맨 사람’들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되어 다행이다”고 했다. 성주 백성들의 이와 같은 특이한 반응을 지켜본 장현광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목사와 판관의 분탕질과 노략질이 어찌 왜란보다야 더 고통 스러웠겠는가? 그렇지만 성주 백성들은 지방관들의 징렴(徵斂-세금을 거두는 일)이 (왜란보다) 더 고통 스럽다고 여겼다. 주정(州政)의 침학이 폭적(왜군)들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곤경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오늘날 이런 난리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왜군이 성주에 들어오기 전에 관군들이 도망쳐 궤산된 것과 성주백성들 절반가량이 일본군을 해방군으로 맞아들이고, 양반들을 향해 분노하며 왜군 편에 선 백성들의 공격을 피해 양반들의 목숨을 건 도주와 피난이 생겨난 원인은 당시 목사와 판관의 무리한 부역, 부세 그리고 탐욕으로 인한 학정을 들 수가 있겠고 여기에 이서들까지 탐욕을 부림으로써 백성들의 고통이 너무나 극심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혼란의 상황을 조기에 수습한 인물은 성주 사족출신 향교 교수였던 배덕문이다. 성주 지역에 들어온 일본군들이 방화와 살육을 자행하자 자신의 가족들을 이끌고 의병을 일으켜 왜군들과 내통하고 저들이 목사로 임명했던 적산사 중 찬희를 먼저 잡아서 효시함으로써 왜군을 따르려던 성주 백성들의 민심을 되돌려 향병으로 규합하여 일본군과 대항했다. 이어 다른 사족 가문들의 자발적인 의병 창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성주 성을 함락 된지 9개월 만에 탈환하여 고을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본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 | ↑↑ 성주의병창의마을인 성주군 대가면 도남리 의병전래놀이 체험장에서 어린이들이 화살쏘기 체험을 하고 있다. | ⓒ 경서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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