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경서신문 | | 고령군이 주최하고 고령문화원(원장 신태운)과 한국문인협회 고령지부(회장 유윤희)에서 주관하는 제16회 문열공 매운당 이조년 선생 추모 전국백일장 시상식이 지난 17일 고령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번 백일장에서는 지난 5월 13일부터 6월 13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486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최고의 영예인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산문 부문 나동하(경북 칠곡군) 씨의 ‘간발의 차’가 선정됐다.
각 부문 장원에는 일반부(경상북도지사상) ‘엄마의 바다’ 정다원(경기도 화성시), 고등부(고령군수상) ‘깨까시’ 김아현(문일여자고등학교), 중등부(문화원장상) ‘국수’ 지현우(당정중학교), 초등부(고령군의장상) ‘할머니 동물원’ 이찬희(서울용동초등학교)가 각각 선정됐다.
이번 대회는 고려 최고의 문신인 이조년 선생의 충정과 시문을 되새기고 우리글의 소중함과 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시작된 백일장이다.
신태운 고령문화원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 수준이 향상되고 있으며, 앞으로 권위 있는 전국 대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일반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나동하 ‘간발의 차’
간발의 차
도로를 느릿느릿 건너가는 고양이를 본다 이번엔 무사한 저 속도가 언젠가는 고양이를 잡아먹을 것이다
속도들의 둘레마다 촘촘히 박혀있는 간발의 차 세상 곳곳에 숨어 죽이기도 살리기도 마음대로 하는 간발의 차를 저 느리고 무심한 속도는 아직 모르고 있다
떼어낼 수 없어 아예 속도를 몸속에 말아 넣고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 간발의 차가 스친 자리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쉰다
속도들에 기생하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간발의 차 그것은 불시에 기어나와 누구의 넋이라도 빼놓을 것이다
간발의 차는 깊고 어두운 구석에 숨어 절묘하고 극적인 한순간을 노린다 그런 순간들은 세상에 차고 넘쳐 언제나 느긋한 표정의 간발의 차
고양이가 느린 속도를 떼어버리고 풀숲으로 뛰어든다 버려진 속도 하나를 서너 대 덤프트럭이 경쟁하듯 물어뜯는다
저 아래 도롯가엔 간밤에 간발의 차를 이루지 못한 고라니의 아직 싱싱한 속도 늦가을 소슬바람에 뭉텅뭉텅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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