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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말기 수수께끼 밝혀진다
고령 주산산성에서 대형 지하 목곽고 발견
백제 기술 적용한 가야 최초 지하 저장시설
고령 이상우 기자 / 입력 : 2015년 07월 21일(화) 17:43
ⓒ 경서신문
고령에서 가야시대 최초의 대형 지하 저장시설이 발견돼 대가야 말기의 역사를 복원해볼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재)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이 발굴 조사중인 ‘고령 주산성’(사적 제61호)에서 백제의 축조기술을 적용한 가야 최초의 대형 지하 저장시설인 목곽고(木槨庫)가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고령군에서 대가야 역사복원을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령 주산성 종합정비계획의 하나로 주산성은 6세기 전반에 축조된 대가야의 석축산성이며, 이번에 주산성의 내성(內城)에서 발견된 대형 목곽고는 6세기 중엽 무렵 백제의 축조기술과 도량형을 적용해 축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 목곽고의 축조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무른 암반을 가로×세로 8m, 깊이 3.5m 정도로 파고 바닥에 약 1.2m 높이로 점토를 채운 후 중앙부에 약 20cm 두께의 목판들을 바
둑판무늬의 격자(格子) 모양으로 짜 맞춘 정사각형 평면의 목곽공간을 만들었는데, 규모는 가로×세로 5m, 높이 2m 정도이다.

이후 암반을 판 구덩이의 가장자리에는 석축을 쌓고 석축과 목곽 사이에 1m 이상 점토를 두텁게 채워 방수와 동시에 온도나 습도의 변화를 최소화했다. 이 같은 구조적 특징과 산성 정상에 조성된 특수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목곽고는 음식재료를 가능한 한 오래 보관하기 위한 저온 식자재 저장시설이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에 주산성에서 발견된 목곽고와 유사한 구조는 공주 공산성, 대전 계족산성, 이천 설성산성, 금산 백령산성, 대전 월평동 유적 등 백제권역에서 많이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축조 시 사용된 도량형도 동시대 백제에서 사용하던 중국의 남조척(南朝尺, 1척=25cm)을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당시 백제와 적극적인 문화교류가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목곽고가 축조된 6세기 중엽 대가야의 정치적 상황은 백제와 연합해 신라에 대치하다 관산성 전투(554년)에서 패배한 후 세력이 급격히 약화하던 시점이다. 학계에서는 이 시기 대가야는 친 백제 세력에 의해 정국이 주도됐다고 보고 있으며, 대가야 중심부에 백제 묘제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고령 고아리 벽화고분(사적 제165호), 고아2동 고분, 절상천정총(折上天井塚, 고령군 지산리 소재) 등 새로운 형태의 무덤이 축조된다는 점을 근거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백제기술이 적용된 이번 목곽고의 발견은 이 학설을 보완해줌과 동시에 대가야 말기의 역사를 복원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목곽고의 폐기과정은 대가야 멸망 이후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최초 폐기층의 바닥에 소토(燒土, 불에 탄 흙)와 목탄의 흔적이 잘 남아있으며, 6세기 후반 무렵 신라 단각고배(短脚高杯, 짧은 굽다리 접시)편 등이 출토됐다. 이 같은 점으로 미루어 목곽고는 신라가 대가야를 병합(562년)한 직후 다시 사용하지 못하도록 신라에 의해 의도적으로 불태워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는 그동안 주로 묘제에 한정해 진행했던 대가야 역사 연구의 범위를 확장함과 동시에, 문헌자료의 부족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대가야 말기의 역사, 즉 6세기 중엽 전후 대가야의 정치적 상황, 백제·신라와의 대외적 관계와 문화교류의 측면을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 이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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