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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 자산 임진성주의병정신
지역 최초 의병 창의…대가면 도남리 뒷개(後浦)마을
성주임진의병축제,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문화 재조명
경서신문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24일(화) 10:10
↑↑ 성주임진의병축제위원회 사무국장 배윤호
ⓒ 경서신문
1592년 (음력)4월, 일본의 침입에 의해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조선의 관군(官軍)이 무너지고 있을 때 분연히 일어서서 일본군의 만행에 제동을 건 이들이 의병(義兵)이었습니다.

일본군은 의병과 맞서게 되면서 조선이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의병은 조선이 이후 7년간의 전쟁을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병은 이와 같은 전쟁사적, 군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는 존재였으며, 이를 나타내주는 역사적 사실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의병은 한국의 교과서뿐만 아니라 일본의 교과서에도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2010년부터 6월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하여 국가차원에서 기념행사를 하면서 각 지자체에서는 앞 다투어 임진 의병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면서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 주민들이 동조하고 응원해 주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주민 화합과 주민 교육의 장이 동반되는 방식으로 승화 발전시켜 나가며 숭고한 의병정신을 현재의 중요한 무형적 자산 가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성주는 임진왜란 당시에 정치적 위상과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함락된 성주성 수복을 위해 전국에서 의병들이 동원되었던 특별한 지역으로 임진란과 관련하여 전국을 대표하는 의향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지만 그간 관심과 노력이 미흡해서 역사적 문화유산을 발굴하여 발전시키지 못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성주군의 지원으로 지역에서 최초로 의병을 창의한 대가면 도남리 뒷개(後浦)마을에서 열린 ‘제1회 성주임진의병축제’는 그동안 역사 속에서 잠들어 있던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문화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유·무형의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임진란 당시 성주 관군들은 왜군들이 성주에 들어오기 전에 왜군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대구를 향해 가다가 현풍에서 겁을 먹고 흩어져 산으로 숨었고 왜군들이 성주로 들어오자 사흘만에 남아있던 목사와 판관도 성을 버리고 피하니 왜군들에 의해 성이 함락되고 성주 경내에는 왜적이 가득하고 살육이 낭자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당시 성주향교 교수였던 서암 배덕문 선생이 68세의 노구를 일으켜 가족들을 이끌고 의병을 창의하였고 이에 군역이 면제되는 지위에 있었던 양반 계층들이 합세하여 왜적과 대항하여 국난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배덕문 선생은 의병 창의문에서 “성주는 영남의 우측을 보장하는 곳이니 지금 적의 소굴이 되면 영남을 지킬 수 없고 종사를 보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자신은 “마땅히 목숨을 걸고 싸워 죽을 것이니 누가 나와 함께 하려는가”라고 밝히고 있는 것을 볼 때 성주의 당시 지리적 중요성과 정치적 위상을 알 수 있습니다.

배덕문 선생의 창의로 그의 사위 박곤과 손서 박명윤, 제자 배현복에 이어서 김천택, 김천설, 김천호 3형제와 배문범, 배충범, 배무범 3형제 등 친·인척들이 먼저 의병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배덕문 선생의 가족들이 창의 직후 왜군과 내통하던 중 찬희를 잡았다는 소식에 산으로 피했던 성주 관군들이 배덕문 선생의 마을로 다시 모여들어 의병과 관군이 함께 향병으로 성주 군(軍)을 조직하여 왜적과 맞서 주민들을 지키며 성주성이 함락된 지 아홉 달 만인 1593년 1월에 성주성을 탈환하여 성주가 안정을 되찾고 왜적들의 북상과 퇴각을 차단하여 7년 전쟁에서 승리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임진의병은 사회 구성원들이 나라와 자기가 살고 있는 공동체가 외침에 의해 위협을 받았지만 이를 방어해야 할 일차적 책임이 있는 관군의 취약함을 탓하며 방관하지 않고 스스로 방어전에 나섰던 행위입니다.

당시 18세였던 도세순 선생이 쓴 용사일기를 보면 성주지역은 왜적들의 약탈과 살육, 방화 등으로 인한 극심한 혼란과 전염병까지 겹쳐 가족들 가운데 한 두 명씩 죽어나가는 가운데 먹을 것까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죽지 못해 살아있는 형편임에도 전쟁을 피해 내몰린 피난민들 간에 부족한 음식을 나누어 허기라도 면하며 함께 생명을 부지해 나갔던 당시 사회의 인심과 내면에 흐르고 있던 아름다운 풍속과 정신적 가치에서 나온 것이 바로 의병정신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병정신과 행위 통해서 지금의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이기심에 빠져있는 오늘날 우리 지역사회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가치로 생각하며 침략과 전쟁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은 오늘의 과제인 동북아의 평화공동체 설정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서암(書巖) 배덕문(裵德文) 선생

선생은 성주에서 출생하여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여 내외관직을 두루 거친 후 고향에서 학문을 닦고 덕을 심으며 후학을 길러온 이 고장의 유사(儒士)였으나 왜적이 이 땅을 침공하여 나라와 사직이 위급할 때 68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전 가족들을 이끌고 분연히 일어나서 제독(提督)으로 임명되어 성주지방에서 적을 격퇴하고 나라를 지켜낸 애국자이시다.

우리 고장에 서암 선생이 계신 것은 향토의 자랑이라. 선생이 있었기에 선생의 깊은 학문과 아름다운 행위를 본받아서 풍속이 순화되었으리라.

선생이 있었기에 전쟁에서 이겨 국토를 보전하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선생이 떠나신 후 나라에서는 선생의 공적을 높이 인정하여 1605년 4월에 선생과 장남 설에게 각각 선무원종 3등과 1등 공신으로 책록하고 1610년 2월에는 가선대부 호조참판에 추증하였다. 그 후 253년이나 지난 후 1873년 7월에 고종은 선생의 충절이 뛰어남을 들어 자헌대부 이조판서를 추증하고 장남 설에게도 자헌대부 병조판서와 그에 따른 예겸을 추증하게 하였다.
경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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